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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ur selection

[코하 팬픽] Our selection - [蓮,연꽃] #4. Give me your smile.

Our selection.

작가. [蓮,연꽃] 번역. W.dragon

 
 

#4. Give me your smile.

 

 

 다음 수업을 준비하던 , 책상 안에 있어야 자료집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원인을 떠올리고, 하이바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책상에 손을 얹고 일어서서 옆옆반의 교실로 발걸음을 재빠르게 옮겼다.

 D반의 입구에서 안을 들여다본다. 창가 자리. 그곳엔 안경을 소년이 진지하게 양장본으로 되어 있는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상태는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드이다.

 재차 한숨을 내쉬며,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근처에 있던 누군가에게 한마디를 건낸다. 그대로 곧장 그의 자리로 향한다.

 주변은 낯선 방문객을 알아차리고는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어이, , 하이바라? 뭐하는 거야. 나한테 볼일 있어?”

대단한 일은 아니야. 오늘 아침에 했는데. 6교시에 고어(古語) 수업이 있으니까. 그때까지 돌려달라고 했잖아.”

그니까……, 무슨 이야기였지?”

자료집!”

 

 완전히 잊어버린 그에게, 하이바라는 짜증을 숨기지 않고 도끼눈을 채로 그를 쳐다본다. 그녀는 책갈피도 끼우지 않은 채로 책을 빼앗아 - 닫아버렸다. “어이, 책갈피!” 항의하는 그의 말에자료집.” 이라는 한마디로 제압해버린다.

 진심으로 화를 내는 하이바라의 모습에 에도가와가 서둘러 책상 속을 뒤적거린다.

 기다리는 동안 그가 이토록 집중하는 책이 무엇일까 싶어 책의 제목에 눈을 돌렸다. 거기엔 지난 달에 들렀던 서점에서 발견한 글자가 적혀 있었다.

 자, 라며 손으로 대충 내민 물건을 받아들면서, 하이바라는 책상 위에 양장본을 내려 놓는다. 그리곤 심술궂게 눈을 가늘게 뜨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알고 있어. 타임 리프 소재의 미스터리잖아. 주인공이 여자였지?”

-! 너어! 미스터리에서 스포일러는 절대 금지란 말야!”

사소한 약속도 지키는 사람이 잘난척은 하지 말아 줄래?”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럼 나도 미안해, 스포일러 할게. 이야기, 마지막은 확실하게.”

-다고!! 전적으로 죄송합니다! 이젠 잊어버리거나 하지 않을 게요!”

알면 됐습니다.”

 

 하이바라는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지으며 손을 들며 그대로 떠난다.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에도가와는 책을 다시 펴서 방금 전까지 읽던 페이지를 찾는다.

 이 모든과정을 지켜보던 갤러리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쿨하고 성실하다고 평가받던 소녀가 감정을 드러내며 화를 내고, 사람을 가지고 놀다니. 그녀의 그런 모습은 처음 보았다. 상대편 소년도 평소엔 어딘지 모르게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한 들고 있었다. 그런 모습도 마찬가지로 의외였다.

 그런 사람의 분위기가, 말다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가 교실을 떠났을 ,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 에도가와는 웃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즐거워 보였고, 행복해 보였고, 흐뭇해 보였다. 사람의 그런 표정을 그들은 처음 보았다.

 자신들의 앞에선 절대 드러내지 않는 사람의 의외의 모습에 의혹이 소문으로 은근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혹시, 사람 사귀는 사이 아냐?”

 

 

***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에도가와는 B반을 찾아갔다. 뒷문에서 실내를 들여다보고, 목적의 적갈색 머리칼을 발견한다. 그대로 얼굴을 들이밀고 들어가, 반의 여학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그녀의 곁으로 향한다.

 

하이바라, 조각칼 빌려줘.”

 

 즐겁게 이야기하던 표정을 일순간 바꾸어 버리곤, 자신을 부른 상대를 향해 지극히 싫은 티를 내며 뒤돌아본다.

 

? 에도가와, 말이야, 물건 빌리러 오는 대체 번째야? 조각칼 같은 대충 책상에 넣어두고 가지고 돌아간 적도 없잖아.”

-, -. 저번에 책상에 넣어두고 다니는 담임선생님한테 들켜서, 전부다 가방에 집어넣고 돌아갔단 말이지. 같이 있던 같아.”

자업자득이 잖아, 스스로 해결하라구.”

그러니까, 너한테 빌리러 거지.”

참나. 다른 사람한테도 빌릴 있잖아?”

너가 제일 예쁘게 쓰고 있으니깐.”

너말야, 정말 미안하긴 걸까나?”

생각하지 생각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이러지! 부탁이니까 빌려주라.”

 

 에도가와는 조금도 기죽지 않고 그녀의 앞에 손을 모으며 고개를 숙였다. 6 , 번이나 해독제를 달라고 떼를 쓰던 그를 떠올렸다. 얼마나 가벼운 머리인 걸까.

 이쪽으로 향해있는 가마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옆에 있던 친구가빌려주는 어때?” 라며 가볍게 웃는다. 여기서 거절한다면 나쁜 녀석이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매번 반복되는 루틴 마냥, 한숨을 내뱉고 책상 속을 뒤적거린다.

 

오늘안엔 돌려주도록.”

땡큐. 미술시간 끝나고 바로 돌려주러 올게.”

 

 오색으로 구분된 조각칼이 들어 있는 케이스를 손으로 받는다. 그것을 가볍게 흔들며 에도가와가 떠났다. 조금의 반성도 하지 않는 모습이 신경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도 거절해본 적이 없다. 하이바라도 그에게 이길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도 먼저 반한 사람의 약점일까.

 

하이바라씨는, 에도가와군과 이야기하고 있을 , 뭔가 평소랑 분위기가 다르네.”

, 그런가?”

응응. 뭔가 자연스럽다는, 느낌일까나.”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친구들에게 난처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을 힐끗 본다. 에도가와는 교실에서 나가며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B 앞에는 츠부라야 미츠히코가 사람분의 교과서와 필통, 그리고 사람분의 조각칼 케이스를 들고 있었다.

 

미안, 미츠히코. 고마워.” 그에게 인사를 건네고 맡겨둔 교과서와 필통을 받았다. 나란히 걸으며 위의 미술실로 향했다.

 

하이바라씨에게 빌린건가요?”

- 그렇지.”

코난군, 조각칼 집으로 가져간 없잖아요?”

그랬었나?”

그래요. 그거, 저번부터 일부러 그러는 아니에요?”

일부러라고?”

 

 츠부라야가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다.

 

들통 났다구요. 일부러 물건을 잊어버리거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두고 척하면서 하이바라씨에게 빌리러 가는 거죠. 그렇게 까먹은 것처럼 돌려주지 않고 그녀가 교실까지 오길 기다릴 생각인 맞죠?”

날카로운데, 미츠히코.”

 

 추리력이 올랐잖아, 라며 웃자, 츠부라야는 아까보다 깊은 숨을 내쉬었다.

 

코난군은 어른스러운데도 이상한 곳에서 어린애 같은 짓을 하잖아요. 이런 누가 봐도 눈치챈다구요.”

“……그런가. 보통은 눈치 까나~.”

 

 손에 들고 있는 조각칼 케이스를 뒤집었다. 거기엔 예쁜 글씨로하이바라 아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을 눈앞에 들고는 에도가와는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어린애 같은 짓을 하고도 녀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거야. 아마,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그런 계산 따위 하지 않겠지.”

 

 애틋하게 가늘어지는 그의 눈빛에 츠부라야는 이상 그에게 뭐라하지 않고, 앞을 바라보았다.

 

최근, 코난군과 하이바라씨가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

아아, 그런 같지?”

 

 들고 있던 조각칼 케이스를 교과서와 필통 사이에 끼워 넣었다. 복도 가운데에 있는 계단을 사람이 나란히 올라간다.

 펄쩍펄쩍 뛰며 계단을 내려오는 학생과 거의 부딪힐 뻔했다.

 

그것도 코난군의 계획 하나였나요?”

아니,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지. 그렇지만 , 나에겐 고마운 부산물 이랄까나.”

그런가요?”

“……주변부터 공략하다라, 어딘가의 누군가 씨와 비슷해지는 같아서 마음이 내키진 않지만.”

?”

 

 그가 마지막으로 중얼거렸을 , 그의 표정에서 감정이 사라지는 같은 느낌을 츠부라야는 놓치지 않았다. “무슨 뜻인가요?” 그의 물음은, 에도가와의 미소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

 

 

 매미가 울기 시작한 7월에 접어들었다. 테이탄 중학교는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두고 모든 부활동이 중단에 들어갔다.

 평상시보다 일찍 귀가할 있다는 것을 기뻐하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이다. 본래의 목적인 시험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주어지는 시간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놀러 가는 학생들도 많았다.

 그런 귀갓길에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기분 좋은 소녀와 지친 표정의 소녀가 있다. 요시다 아유미와 그녀의 절친한 친구인 하이바라 아이였다. 최근 며칠 동안 그녀들의 주변에서는 가지 소문에 이목이 쏠려 있었다.

 

“D반의 에도가와 코난과 B반의 하이바라 아이는 사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성 둘이 함께 있으면 무엇이든 연애로 연결 짓고 싶어지는 나이. 시험 이야기를 할지, 연애 이야기를 할지를 고르라면 압도적으로 후자를 선택하는 녀석들이 많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런 분위기였던 모양인데.”

그렇군-. 그럼 6년간 사귀고 있다는 뜻인가?”

근데 에도가와 군은 축구부 매니저랑 그렇고 그런거 아니었어?”

아냐, 그건 루머인 같어. 동아리 활동 빼고 사람이 같이 있는거 못봤지?”

확실히 그렇네. 선배 별로 안좋아해서, 왠지 안심했어~.”

그치-. 그리고 에도가와군이랑 하이바라씨 쪽이 어른스러운 느낌이라 어울리잖아.”

, 하이바라씨 좋아했는데, 에도가와라면 못이길 같아-!”

 

 순식간에 그런 이야기가 학급에 퍼져나갔고, 점점 상급생들의 귀에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도 호기심 많은 어느 학생에게 사실이냐는 이야기를 듣고 오는 길이다.

 

아이짱, 잘됐네!”

조금도 안됐어. 어쩌다 이런 일에…….”

, 그치만 이대로 소문에 편승해서 사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같아.”

저기, 아유미, 나와 에도가와군은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하지만, 아이짱은 코난군 계속 좋아해왔잖아?”

 

 불현듯 겉던 발걸음을 멈춘 요시다의 눈빛이 곧장 하이바라를 향했다. 그녀의 올곧은 시선에 하이바라는 입을 다물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든 속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도 괜찮을 같은 사건이 발생했고, 그때부터 속이는 것에 자신이 없어졌던 것이다.

 

글쎄, 그럴지도……모르겠지만…….”

아이짱이 인정했다! 대단해! 한걸음 나아갔구나!”

 

 기쁜 듯이 하이바라의 품에 안겼다. 감정표현을 못하는 하이바라에게 희로애락이 풍부한 요시다의 존재는 마치 자신을 대신 표현해주는 같은 소중한 존재이다. 그녀의 환한 미소에 어느새 하이바라의 표정도 부드러워진다.

 

저기 , 한가운데에서 장난치면 위험합니다.”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사람이 뒤를 돌아보니, 거기엔 하이바라와 같은 반의 남자아이와 그의 동아리 동료인, 소문의 주인공이 있었다.

 

코난군과……그러니-…….”

“B반의 모리시타야. 저번에 보건실에서 치료해줬던 기억나?”

, 그래 모리시타군!”

그때는 고마웠어. 손이 아파서 혼자선 어떻게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다시 한번 도와줘서 감사드립니다.”

괜찮아. 나도 무릎을 다쳐서 반창고를 받으러 갔던 참이었으니까.”

 

 순식간에 이야기가 무르익어가는 사람의 모습에 하이바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두사람에게 그런 인연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면, 사람 모두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한 성격이다. 조만간 접점만 있었으면 금방 친해졌을 것이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동안 이어지던 사람의 즐거운 대화가 잠시 멈춘 , 모리시타가 불쑥그래.” 라며 사람을 둘러보았다.

 

이번에, 명이서 더블 데이트하는 어때!”

 

 그의 말에 소녀는 놀란 보였고, 에도가와는 변함없이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는 미리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패스.” 하이바라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자 곧바로 모리시타와 요시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나와 에도가와군이 무슨 소문이 도는지 알고 있잖아? 그런 상태에서 그런 짓을 하면, 소문이 가라앉기는커녕 소문에 기름칠을 하는 것뿐이라고.”

 

 그녀의 말은 지극히 정론이다. 다만, 그녀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냐 무는다면, 조금 다르다. 소문이 퍼지는 것에 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에도가와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이바라 자신으로선 기쁘다는 마음이 어딘가에 있었다.

 평소라면 분명하게 거절했을 에도가와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순순히 응했다. 하이바라는 위화감을 느꼈다. 마치 남의 일처럼,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당신도 뭐라도 말해보는 어때?”

? 그냥 소문이잖아? 신경 써도 되잖아.”

 

 쿡. 하이바라의 가슴에 무언가가 박혔다.

 말하자면 소문은 중학생들의 유치한 장난이다. 그런 것에 신경을 써서 뭐하냐고 말하는 같았다. 소문에 일일이 동조한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동시에 그에게 있어서는 신경 만큼의 일이 아니라는, 아닌 일이라고 일침을 가한 것만 같았다.

 

그래, 그런가…….”

 

 강한 척만큼은 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이바라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다.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옆에 있던 요시다 뿐이었다.

 

아이짱, 가자! , 더블데이트에 동경이 있다구! 코난군도 가고싶지?”

 

 나는……, 라고 머뭇거리며 말하려는 찰나에 그의 어깨에 모리시타가 재빨리 팔을 감았다. 그리곤 의기양양하게 웃는다.

 

에도가와도 하이바라씨랑 더블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했어! 랄까!”

 

 에도가와는 그저 시키는 대로라는 하겠다 라는 표정으로 마른 웃음을 지을 뿐이엇다. 모습을 보니 무슨 약점을 잡힌 같았다. 그렇게 하이바라는 생각했다. 그렇구나, 그에겐 저항할 없는 이유가 있구나.

 그를 예외로 손친다면, 형세는 2 1. 하이바라에게 승산은 없었다.

 옆의 요시다를 보니, 6 전부터 변하지 않는 반짝이는 순수한 눈동자의 시선을 하이바라에게 보내고 있었다. 하이바라는 눈빛에 매우 약했다. 저항해보려던 말들도 그대로 다시 목구멍으로 삼켜지고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알았어. 가자.”

아싸! 아이짱 너무 좋아!”

 

 다시 요시다가 하이바라에게 달려든다. 하이바라는 모습을 아주 다정하게, 언니 같은 눈동자로 바라본다. 그리곤 곧바로 키가 같은 반의 동급생에게 엄격한 눈빛으로 말한다.

 

아유미한테 빌붙으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건 혹시, 하이바라씨는 한테는 괜찮다는, 으익!”

, 모리시타 무슨일이야-? 괜찮은거냐-?”

에도가와…… 자식이……. 하이바라씨 들어봐! 녀석 저번에 일부러 그랬.”

-! 모리시타! , 시험공부 힘들다면서! 빨리 가서 공부하자고!”

 

 눈앞에서 갑자기 벌어진 작은 다툼. 하이바라도 요시다도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에도가와가 모리시타의 뒤에서 팔을 두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모리시타가 허리를 움켜쥐고 아파했다. 반발하듯 모리시타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찰나, 이번엔 애도가와가 그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뒤로 향하게 한다.   그런 대화를 하고는 자리에서 소곤소곤 거리는 모습이 영락없이 훌륭한 남자 중학생들이었다.

 원래대로였다면, 23살이었을 에도가와의 모습에 하이바라는 자기도 모르게 킥킥 웃고 말았다. 그것을 보며 요시다가 더욱 기쁜 듯이 웃었다.

 

, 시험 공부할 거면 같이 하자. 나도 아이짱이 가르쳐줄 예정이었어!”

 

 하이바라의 팔을 껴안은 요시다가 사람에게 권유한다. 곧바로 모리시타가 반응을 보인다. 에도가와의 팔을 뿌리치고, “그럼 페밀리레스토랑으로 가자.” 라며 제안한다. 아마도 저녁식사도 거기서 해결하려는 모양이다. 요시다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스마트폰으로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이바라는 같이 살고 있는 아가사 박사가 신경 쓰여서 일까, 고개를 끄덕일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시끌벅적하게 소란을 피우며 공부를 한다. 박사님과 탐정단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갔을 본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아가사 박사의 식사를 차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어느 가게로 갈까, 어머니에게 전달했어, 라고 말하는 사람 앞에서 하이바라는 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등을 떠밀자, 무심코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다.

 

가끔은 괜찮지 않겠어? 이런 번도 해본 없었으니까.”

 

 안경 너머의 눈동자가 부드럽게 하이바라를 향해 눈웃음을 보낸다. 하지만, 이라고 말하려는 순간, “란에게 저녁밥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 김에 박사님께도 말씀드렸어.” 라며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여준다. 확실히 아가사 박사와의 대화 화면이다. ‘하이바라, 아유미, 학교 녀석과 함께 먹고 돌아 갈게.’라는 메시지가 보내져 있었고 하이바라가 보고 있는 화면에서 ‘OK’라는 문자가 적힌 이모티콘이 올라왔다.

 순식간에 그녀의 퇴로가 막혔다. 기쁨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숨을 크게 내쉬는 모습을 보였다.

 

제멋대로 하지 말아줄래?”

헤헤-, 미안.”

어차피 박사님, 좋아하는 배달로 시키시겠지.”

가끔은 괜찮지 않겠어? 박사님께도 치팅데이 정도는 만들어 드려.”

그래. 그럼 내일부터 당분간 식단은 채소로만 해야겠구나.”

오니냐, 너는.”

 

 두 사람은 즐겁게 앞을 걸어가며 사소한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하이바라는 형용할 없는 수줍음을 느꼈다.

 문득 에도가와가 무언가의 시선을 느끼고 뒤돌아본다. 그곳엔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하교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있을 뿐이었다.

 

무슨 일있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

 

 

 역 패밀리레스토랑으로 향하던 학생들은 도착하기 , 역의 지하로부터 뻗어 나온 상점가로 향했다.

레스토랑으로 향하던 길에, 방금 말했던 더블 데이트의 세부 일정을 정했다. 예정은 시험이 끝난 다음 월요일. 바다의 (국가 지정 공휴일)이었다. 시험을 끝낸 보상으로서, 이번 3 연휴는 대부분의 동아리가 자율참가라고 정해졌다.

 장소는 다음달에 리뉴얼 오픈하는 테마파크.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트로피컬 랜드에 맞서 모든 설비에 최신 시스템과 VR, 4D등을 활용하겠다고 선언 , 1 반의 건축기간을 거쳐 여름 휴가 타이밍에 맞춰 재개장을 하겠다고 곳이다. 모리시타의 아버지 회사가 스폰서를 하고 있다는 같고, 프리 오픈 티켓을 받을 있을 것이라 말했다. 처음에 요시다는 트로피컬 랜드로 가고 싶다 말했지만, “데이트라면 관람차는 필수라고!” 라며 역설하는 모리시타의 의견에,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트로피컬 랜드에는 관람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 무슨 옷을 입고 갈까 라는 주제로 요시다가 인터넷에서테마파크 코디 검색을 했는데, ‘커플 코디라는 포스트가 개정도 올라와 있었다. 그것을 그녀는 단숨에모두 함께 하자!” 의견을 내었고, 모리시타는 단숨에 신난다는 듯이 그녀의 의견에 대찬성, 그대로 상점가로 향하게 것이다.

 에도가와도 하이바라도 태클을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원래부터 즐겁다는 듯이 눈동자를 반짝이는 요시다에게, 하이바라는 NO라고 말할 있을리 없었겠지만.

 남성복도 여성복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패스트 패션샵에서 신나게 옷을 고르는 사람을 에도가와가 먼발치에서 바라본다. 가게 안에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SALE’이라고 적힌 광고물들이 즐비해 있었다. 달력상으로는 이제 여름이 되려는 시점에 여름옷 세일을 하는 의류업계의 행태에 의문을 품지 않을 박에 없다. 얼마나 좋은 타이밍인가.

 하이바라는 매달 구입하는 과학잡지의 발매일이라며 근처 상가의 서점으로 향했다. 혼자서 활기찬 사람을 막을 방법은 없으니, 마음대로 하렴, 이라며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가게 구석에 피신해 있던 에도가와를 발견하고, 요시다가 눈가에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다가온다. 아차, 저건 화난 얼굴이다.

 

으음-, 코난군도 생각해야지. 자기가 입을 옷이라니까?”

, -…… , 여름이니까 스트라이프 티와 청바지 같은 거로 괜찮지 않을까? 입기 편하잖아.”

 

 이제와서 커플룩을 거부할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난하고 우연히 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 옷들을 꼽았다. “뭔가 평범하잖아.”라는 불평 섞인 대답을 들었고, 나중에 동아리 친구에게도센스없어.”라고 비웃음을 당했다. 그럴거면 물어보지 말던가! 라며 마음속으로 대답해버렸다. 그리고 예상보다 늦게 합류한 하이바라를 떠올리며 빨리 돌아오길 기도했다.

 그녀가 것은 그로부터 분이 지난 뒤였다.

 

, 정했어?”

너무 늦었잖아. 뭐하고있었어.”

안내를 하느라.”

안내?”

. 인터넷 카페를 찾는 사람이 있었는데, 길을 알려줘도 모르는 같아서. 같이 가주느라.”

그렇군. 도와주느라 고생했네.”

그래서, 결정은 거야?”

 

 하이바라는 어깨에 메고 있던 책가방을 고쳐 메고, 팔짱을 꼈다. 그때 왼손에 들고 있던 네이비색 봉투가 바스락거렸다.

 에도가와는 그것을 보고는 이상하다 생각했다. 평소 그녀는 봉투를 받지 않고 가방속에 넣어두기 때문이다. “보시다시피 난항중.” 이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그녀의 옆에 있는 책가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가방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하이바라씨는, 뭐가 좋을 같아?”

 

 가까운 티셔츠를 펼치면서 모리시타가이런건?” 이라고 웃으며 묻는다. 중앙에 커다란 흰색 로고가 새겨진 라임색 티셔츠. 하이바라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에도가와의 옆에 늘어선 옷걸이에 걸려있는 여성용 상의들을 하나하나 옆으로 밀면서 살펴본다.

 

, 여름이니까 스트라이프와 청바지 같은 것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남녀불문하고 입을 있고, 나중에도 입을 있으니까.”

.”

 

 바로 옆에서 단말마가 들려왔고, 하이바라는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경 너머로 놀란 얼굴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아니, 아무것도…….”

 

 위화감을 느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을 바라보니, 에도가와와 마찬가지로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하이바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까지, 뭔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렇게하자! 아이짱 천재야!”

좋은 같아, 여름이니까! 어때, 에도가와?”

“……마음대로해.”

 

 요시다와 모리시타가 하이바라에게 가서 줄지어 진열되어 있는 상의들을 둘러본다. 에도가와가 자리를 비켜주며 자리를 비운다. 마치 관심이 없다는 듯한 그의 모습에 다시 하이바라의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고개를 저으며 다시 옷들로 시선을 돌린다. 꺼내 상의 벌을 옷걸이에 걸린 상태로, 요시다의 상반신에 맞춰본다. “이거 아유미한테 어울리지 않을까?” 두툼한 흑백 테두리 무늬의 오프 숄더 티셔츠였다. 팔뚝 부분에 고무줄로 고정된 소매는 팔의 끝으로 갈수록 넓어져서 마치 프릴처럼 보이기도 했다. 요시다는 가까이 와서 맞춰본다.

 

우와! 귀여워! 이걸로 까나. , 그런데 무늬는 하나밖에 없네.”

그러면, 이쪽으로 하면 되지.”

 

 같은 모양의, 요시다가 고른 것과는 조금 다른 무늬가 좀더 얇은 옷을 하이바라가 집어 든다. 요시다처럼 앞에 들고어때?” 라며 고개를 갸웃한다. 캐주얼한 요소가 강한 굵은 선보다는 이쪽이 하이바라에게 어울렸다.

 

, 아이짱 진짜 귀여워.”

그럼 결정됐네. 하의는 어떻게 할까?”

, 청바지지?”

 

 두 사람은 바지들이 진열된 곳으로 이동한다.

 

 

 상의를 고르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던 모리시타는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에도가와의 팔꿈치를 툭툭 건드렸다.

 

이심전심?”

“……무난한 고른거잖아.”

부끄러워하긴.”

그런거 아니라니까-.”

 

 솔직해지기로 마음먹었지만, 놀림엔 익숙해질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에도가와의 입술이 뾰족 튀어나온다. 표정을 동아리 친구는 만족한 자리를 피한다.

 사랑이란게 이렇게 간질거리는 걸까. 하이바라의 생각과 같았다. 그런일은 지금까지 여러 있었다. 가슴이 간지러워서 입에서 소리가 나올 것만 같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에도가와도 혼자서 남성복 코너에서 옷을 뒤적거렸다. 어지럽게 옷걸이르 의미 없게 움직인다.

 폭이 서로 다른 여러가지 무늬의 티셔츠가 진열되어 있는 중에 적당한 것을 고른다.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무난한 무늬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것과 번을 비교한다. 손에 것을 다시 내려두고 옆에 있는 것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다. 그것은 하이바라 고른 무늬와 거의 똑같았다.

 계산이 끝나자 모리시타도 물건을 가져왔다. 에도가와가 서둘러 것들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상품을 점원에게 건네면서 키가 녀석이 방긋 웃는다.

 

어울리네.”

눈에 들어온게 이것뿐이었어.”

흐음, 그런가, -.”

시끄러.”

 

 물건을 사고, 여성진들의 쇼핑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시간은 이십분 정도, 옆에서 기다리던 모리시타는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꺼내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가게 안을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갔다. 그것들을 반복하다 마침내 가운데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쳤다.

 티셔츠를 장만 남자들과 다르게 그녀들은 티셔츠 장과 바지 , 천원짜리 양말을 세켤레나 사고, 색이 다른 가방까지 샀다.

 

너무 많이산거 아냐?”

그치만, 세일인걸.”

 

 요시다가 웃으며 기분좋게 쇼핑백을 들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같이 살던 소꿉친구도 같은 말을 면죄부로 삼아 옷이나 음식들을 자주 사들였다. 마치 마법의 말인 것같다.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에도가와가 놀란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옆을 보니 모리시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다.

 

 

***

 

 

 쇼핑을 마치고 사람이 원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학교가 끝난 벌써 시간 가까이 지나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앞에 있는 드링크바가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나쁘지 않아서 학생들의 단골 장소였다. 저녁 식사 시간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길게 대기하지 않고 자리에 앉을 있었다.

 먼저 음료수와 감자튀김을 주문하고 시험 전이기에 진지하게 공부와 과제에 몰두했다. 문과는 주로 에도가와가, 이공계는 주로 하야하라가 담당한다. 요령만 익히면 금방 기억하는 요시다에 비해, 공부에 서투른 모리시타는 고전하고 있었다.

 공부에 돌입해, 30 정도 지나자 그는 이미 집중력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적어도 1교시 시간만큼은 집중해봐라.”

무리야, 중학생의 집중력은 30 정도라고 얼마전 방송에서 그랬었다고.”

모리시타군은, 수업시간에 대부분 잠만자고 있잖아.”

그거야, 주문 외우는 걸로 밖에 들리니깐.”

 

 테이블에 얼굴을 붙인 , 모리시타는 식어있는 감자튀김을 입으로 넣는다. 옆에서 요시다는조금만 노력하자.”라며 샤프를 들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감자튀김을 먹으며 모리시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테이탄초 사람들은, 모두 성실하네. 사이도 좋고.”

 

 서서히 몸을 일으켜 모리시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테이탄 초등학교 출신의 사람들을 둘러본다.

 이곳에 있는 사람이 다니는 테이탄 중학교에는 테이탄초 출신 외에 다른 초등학교 출신들이 많이 모여있다. 바로 모리시타가 다녔던 베이커 초등학교도 하나다. 주택가에 둘러싸인 테이탄 초등학교에 비해서, 베이커 초등학교는 역이나 상점가 쪽이 가까웠다.

 

그런가? 베이커 초등학교 애들은 전부 세련되고 어른스러운 느낌인데.”

어른스럽다기 보다는 놀기 좋아하는 애들이 많지.”

 

 씩씩하게 감자를 먹어치우는 모리시타를 보며 요시다도 결국 샤프를 내려두고는 감자 튀김을 먹기 시작했다.

 

 이건 쉬는 시간이구나 싶어, 맞은편에 앉아있는 에도가와도 일단 교과서를 덮었다. 슬그머니 하이바라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가?”

화장실이야. 그런거 일일이 묻지 말아줄래? 당신은 섬세함이라도 가지고 오는게 어떠신지?”

 

 말의 즘에는 손을 팔랑팔랑 흔들며 가버렸다.

 차갑게 대꾸하자 에도가와의 눈과 입이 반쯤 찡그러진다. “잘못했네.” 그걸 보던 맞은편의 사람이 씁쓸하게 웃는다. 정신을 차리듯 요시다가 방금 들은 이야기로 화제를 바꾼다.”

 

, 코난군 알고 있었어? 모리시타군 초등학교때 농구 했다는거.”

, 가끔 점심시간에 애들이랑 같이 하는데, 녀석 좀하드라.”

대단하네! 다음에 보고싶다.”

언제든 환영이라구! , 그러고 보니 에도가와 들었어?”

?”

매니저, 작년에 졸업한 축구부 주장이랑 사귀고 있다더라.”

“……헤에.”

 

 ‘매니저라는 말에 에도가와의 표정이 살짝 흐려졌다. 적어도 요시다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모리시타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 장을 에도가와에게 보여준다.

 

사람. 사람이 주장이래.”

-. 이런 사진을 갖고 있는거야.”

여기 찍힌 사람, 동네 농구 클럽에서 같이 활동했었고 친했었어. 주장이랑 고등학교가 같다고 하던데. 참고로 주장 옆에 있는 사람도 우리 선배라고 하더라.”

-.”

 

 사진에는 같은 교복을 입고있는 다섯명이 다정하게 찍혀 있었다. 다들 염색을 했고 교복이 흐트러진 가운데, 축구부 주장이라는 사람만 검은 머리에 깔끔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아마도 활동 때문에 그럴 것이다.

 보고 있던 폰이 스르륵 사라진다.

 

그래서, , 매니저는 어쩔꺼야?”

, 아니잖아. 직접적으로 했던 것도 아니고.”

 

 듣고 싶지 않은 일인지, 에도가와의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무슨 있어?” 건너편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요시다에게아무것도 아냐.” 라는 불쾌한듯한 목소리가 돌아온다. 요시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는 오늘 친해진 친구를 바라본다.

 

매니저는 어떤 사람이야? 육상부 선배가에도가와라는 애랑 사이가 좋으면 조심해. 여자 엮이면 귀찮으니까.’라는 말을 했었어.”

 

 똑바로 쳐다본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말이 맞는 같네.”

무슨 말이야?”

매니저도 나도 같은 베이커 초등학교 출신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소문을 견디는 사람이었어.”

소문?”

 

 에도가와가 조금 관심을 가졌는지, 대화에 끼어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모리시타가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귀여운 편이고 집은 잘살고. 성격도 좋아…… 아니다, 분위기를 맞춘다가 맞으려나. 어쨌든, 그런 식으로 인기 있었어.”

모리시타군이 그렇게 한다는 , 사실 성격이 엄청 나쁘다는 뜻이야?”

 

 자신의 생각을 곧장 말하는 요시다는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뜨고 가볍게 웃었다. 아마 그녀에게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 글쎄,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타입이야. 금방 남자들을 갈아 치우고, 다른 사람의 남자친구를 빼앗아 간다던가, 자주들었어.”

그게 뭐람, 너무해.”

그거 초등학교 이야기 맞지?”

 

 요즘 초등학생들은 어떻게 되어 있는 걸까. 에도가와의 머릿속에 코고로가 말할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을 그대로 표정에 담자, 모리시타가 다시 웃으며 말한다.

 

무서운 , 그런 짓을 해도 일정한 수의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점이지. 외모나 집안의 배경에 끌려가는 사람이 항상 명씩은 있었어. 사람도 자기 편인 사람한테는 잘해주니까, 이것저것 사주거나, 선물도 많이 줬다고 하더라.”

 

 생각 이상으로 나쁜 버릇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에 에도가와는 눈썹을 찡그린다. 처음 만났을 , 웃는 얼굴이 란을 닮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철회하고 싶었다.

 

그렇게 옛날부터 예쁨을 받아온 거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져야만 하는 타입이고, 원하는 중에 하나가 지위가 높은 남자도 포함이 되는 거야.

지위?”

외모가 뛰어나다, 발이 빠르다, 운동을 잘한다, 인기가 있다, 집이 잘산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남들이 보기에 부러워할 만한 것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야겠지.”

 

 요시다의 질문에 모리시타는 손가락으로 수를 세면서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릐고 지금은.” 닫힌 손가락에서 검지와 엄지손가락만을 피고는 에도가와를 가리킨다.

 

저기에 있는에도가와 코난 원하고 있어.”

 

 빵 하고 손가락으로 권총을 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총에 맞은 에도가와는 등받이에 한쪽 팔을 올려놓고 싫다는 표정으로 아이스커피를 빨대로 빨아들인다.

 

그것 뿐이라면, 괜찮았겠지만근데 , 매니저에 대해 엄청 알고 있잖아.”

, …….”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며 무언가를 말하려던 입이 소리를 내지도 않고 그대로 닫힌다. 시선을 다시 에도가와에게로 돌리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만큼 유명인이었다는 뜻이야. 누구보다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이라구.”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지만, 곧이어 요시다의하지만.” 이라는 말에 에도가와는 의식을 그쪽에 빼앗겼다. 그때 마침 하이바라가 자리로 돌아온다. 앉을 알았지만, 그대로 그녀는 자신의 잔을 들고 음료수를 채우러 간다.

 

매니저씨는 지금 남자친구가 있잖아? 근데 코난군을?”

지금은 사이가 좋다고 그러던데. 같이 농구했던 사람한테 들었는데, 주장 말로는 여자친구인 매니저가 요즘 차가워졌다고 했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 코난군이랑 매니저가 사귄다는 소문이 돌았었지?”

기억 안난다구…….”

그거, 사실 매니저가 주변에 소문을 퍼뜨렸다고 하더라.”

?! 그랬었다고?!”

 

 에도가와는 굉장히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요시다는 안도한 듯이 팔을 앞으로 내밀어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그렇지. 코난군은 아이짱 뿐이니까!”

별로 그런거, 아닌데…….”

솔직해져라-.”

 

 

 수줍어하며 바깥을 바라보는 소꿉친구의 모습에 요시다는 웃음을 터뜨린다.

 얼마전, 츠부라야로부터코난군이 드디어 하이바라씨에 대한 마음을 깨달은 같아요.”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하이바라 쪽도 조금씩 솔직해지려 노력하는 같다. 드디어 전진인가 라며 사람은 웃어버렸다. 서로의 첫사랑들의 연애를 지켜보기로 마음먹은지 년이 지났으니 이제 그만 사람이 빨리 사귀어버렸으면 좋겠다는 것이 요시다와 츠부라야의 고민 하나이기도 했다.

 이번의 더블 데이트를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요시다씨, 우리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같으니까, 당일 힘내자구.”

, 열심히 하자.”

 

 옆자리에 앉은 모리시타가 요시다를 향해 주먹을 내민다. 마찬가지로 작은 주먹을 내밀어 맞댄다.

 

너희들이 열심히 해서 어쩌려는거야.”

어머, 무슨소리야?”

“……아무것도.”

아이짱, 얼른 . 이번 데이트가 기대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어.”

 

 아이스티를 가져온 하이바라가 자리에 앉는다. 에도가와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창밖을 보는 척하고 있었다.

 

 

 이후 테마파크에서 어디를 둘러볼 것인지 이야기하고 감자 튀김을 먹어치운 , 다시 공부에 들어간다. 중간에 저녁을 주문하고, 먹으면서 수다떨고, 공부하고, 수다떨고, 공부하고. 어느새 시곗바늘은 여덟시를 지나고 있었다.

 에도가와와 하이바라는 공부보다는 수다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앞에서 걷는 사람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열심히 했다.”라고 하기에, 정도면 됐다고 만족하기로 했다. 에도가와와 하이바라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거리고 표정에는 미소를 머금었다.

 

오늘 즐거웠지?”

 

 그가 부드럽게 묻는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가슴 켠이 따뜻해졌다.

 

 하교 친구들과 쇼핑을 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공부도 하고, 수다도 떨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다른학생다움 하이바라는 설렘을 느꼈다. 즐겁다,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해버린다. 이런 날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까. 조직에 대한 걱정은 아직 남아있지만, 허락된다면 결판을 짓는 그날까지 이런 일상들을 계속해서 맛보고 싶다. 그리고 일상속에서 그의 곁에 계속 머물고싶다.

 하이바라는 마음속으로 웃었다. 가끔은 솔직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정말.”

 

 부드럽게, 눈을 가늘게 뜨고 행복해 보이는 표정. 이런 표정을 언제 봤을까? 처음 이려나. 웃는 얼굴을, 절대 잃게하지 않겠다고 에도가와는 가슴 속에 다짐했다.

 

 

***

 

 

 기말고사까지 5 남았다. 시험 범위까지 진도가 나간 과목은 자습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이 있었다. 책상 가장자리에는 검은 테의 안경이 놓여 있었다.

 수업시간이 끝났다는 종소리에 이끌려 에도가와가 번이나 눈꺼풀을 깜빡거린다. 팔을 위로 뻗어 기지개를 켰다. 오늘 수업은 5개중 3개가 자습이었다. 많이 잤구나. 멍한 머리로 안경을 낀다. 도수가 들어가지 않은 안경은 특별히 시야의 해상도를 올려주지는 않고, 그저 희미하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을 뿐이다.

다음에도 자습이라면 어떻게 할까. 역시 잠은 이상 자겠는데, 라고 생각한다.

 

에도가와.”

 

 불현듯이 이름이 불려 뒤를 돌알본다. 학년 위의 동아리 선배 명이 교실 출입구에서 손짓하고 있다. 저들이 찾아오다니 이례적인 일이다. 곧바로 그들에게로 향했다. “무슨 일이죠?” 사람은 대답하지 않고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다시 에도가와를 바라보곤 그대로 어디론가 걸어갔다. “따라와봐.” 그들의 등너머로 들려온다.

 조용히 사람의 뒤를 따라 걷는다. 도착한 곳은 계단 끝의 신발을 벗는 승강구(교내 입구). 학생들의 목소리로 시끄러운 2층과 달리, 이곳은 매우 조용했다.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한다. 널찍한 공간 한가운데에 남자 중학생 명이 만두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든다.

 

에도가와, 1학년의 하이바라씨와 사귄다는게 사실이야?”

 

 신묘한 표정으로 내뱉은 말에 에도가와가 깜짝 놀랐다. 굉장히 심각한 이야기가 나올 알았는데, 맥이 풀려버린다. 에도가와는 귀찮다는 듯이 목을 쓰다듬었다.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비슷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까지, 도대체 하는거람.

 

어디까지나 소문의 범주에요.”

아직은 아닌데, 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그래도 사이가 좋지?”

,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으니까요.”

 

 표정 변화 없이 그렇게 묻는 사람에게 에도가와는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다.

 다시 사람이 서로 눈을 마주치자 서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른쪽에 있던 선배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화면을 터치하곤 사진 한장을 에도가와에게 들이민다.

 

이거, 하이바라씨 맞지?”

 

 화면에 비친 것은 타이탄 중학교의 세일러복 차림의 하이바라 아이의 모습이었다. 밤이라 그런지 주변은 어두웠지만, 에도가와가 모습을 착각할 없었다. 그녀가 향하는 곳에는 조금 나이가 많아보이는 청년의 모습이 있었다.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분위기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사람이 서있는 배경엔 러브호텔의 간판이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사진의 내용을 알아차리자 마자 선배의 스마트폰을 양손으로 빼앗듯 움켜쥐었다.

 에도가와의 진지한 표정에, 본인이었을까 하고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복잡한 눈썹을 치켜들었다.

 

지금 2학년 사이에서 돌아다니고 있어. 우리들은 하이바라씨에 대해서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에도가와가 친한 사이라면 말해 두는게 좋을 같았어.”

하이바라씨가, 이런 일을 하는 아이야?”

그럴리가 없잖아!! ……, 죄송합니다.”

 

 그의 강렬한 기세에 선배는 압도당하고 말았다. 에도가와가 다시 한번 사진을 마주하고, 이번엔 확대해서 구석구석 자세히 살펴본다.

 어디지? 상대는 누구야? 도대체 언제, 누가 이런 사진을 찍었지? 무엇을 위해서?

 

이건…….”

 

 다시 사진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전체를 바라본다. 턱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에 사람은 말을 걸길 망설였다. 조용히 에도가와의 모습을 지켜본다.

 잠시 , 무언가를 알아차렸는지 눈을 크게 뜬다. 그러더니 그는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린다.

마침내 들고있던 휴대폰을 주인에게 돌려준다.

 

선배님, 이거 저한테도 보내주세요.”

, 그래.”

 

 재빨리 그가 보낸 사진을 확인한 에도가와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참고로, 이런 사진을 호기심에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거나 SNS 올리고 소문을 내는 만으로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도 있어요. 아마 위자료도 십만 엔에서 오십만 정도일 거에요.”

, 진짜?!”

진짜에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말해주세요. 그리고 이거 합성이에요.”

, 가짜라니. 포토샵같은거야?”

, 그런거죠.”

 

 합성인 것임을 알고 사람의 얼굴에서 서서히 긴장감이 사라진다. 에도가와가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묻는다.

 

이걸 처음 보낸 사람, 누구인지 있을까요?”

 

 나이 많은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그게…….” 아까보다 말하기 어려워진 입을 다문다. 스마트폰을 건네받은 그가 네가 말해보라는 팔꿈치로 옆을 툭툭 친다. 마지못해 말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에도가와의 눈을 바라본다.

 

아무래도, 모리시타 같아.”

그녀석이……?”

 

 에도가와의 눈이 사진을 처음 봤을 때보다 눈을 더욱 크게 떴다.

 

 

***

 

 시험까지 3 남았다. 마지막 평일의 점심시간, 에도가와가 학교 뒤편의 주차장에 혼자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떨어트린 시선 끝에 자신의 그림자가 작게 자리 잡고 있었다.

 문득, 얼마 행복하게 웃던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입학 초기에만 해도 그녀에겐 마치 다른 곳에 있는 듯한 공허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초등학생 때보다 환경이 넓어지고, 교우관계도 넓어지고, 즐겁게 웃을 기회가 많아졌다. 본인은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그것을 지적해 버리면, 웃는 얼굴이 즐어들을 같아, 에도가와는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웃음이 많아지고 당연하게 여겨질 날이 기다려진다. 그러기 위해서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고 싶다.

고개를 들자, 자신을 비추는 뜨거운 태양이 머리 위에 있다. 눈부심에 눈을 가늘게 뜬다. 이젠 완전히 여름이다.

 

에도가와군?”

 

 햇빛을 튕겨내는 너머로 여학생이 다가온다.

 

무슨 일이야? 이런 곳으로 불러내고.”

잠깐 말할게 있어서. ……매니저.”

후후, 뭘까.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네.”

 

 양손을 가슴에 올려둔 , 소녀는 빙그레 웃어보인다.

 

 

 

 

 

***

 

원본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090212
작가 링크 : https://www.pixiv.net/users/1283870